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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왜 진작 나토 가입 안 했을까?

by 행복한 제주언니 2022. 3. 5.

우크라이나, 왜 진작 나토 가입 안 했을까? 왜 강대국들은 병력 지원을 하지 않나? 그 궁금증을 뉴스를 통해 알아봅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연일 러시아를 상대로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하지 않는 게 하나 있는데요. 바로 병력 파견입니다. 민간인 사상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군사 개입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습니다.

표면적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명분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동맹국이 아니라 보호할 의무가 없다는 건데요. 우크라이나는 서방세계와의 군사적 동맹인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해왔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나토로서는 비회원국의 전쟁에 직접 개입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는 왜 진작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을까요?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을 위한 노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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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s 핵무기도 포기한 우크라이나

사실 우크라이나는 30년 전부터 나토 가입을 추진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했는데요. 호시탐탐 우크라이나를 되찾으려 하는 러시아에 위협을 느낀 거죠. 하지만 당시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거절했습니다. 핵무기부터 포기하라는 입장이었죠.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해체될 때 영토 내에 있던 핵무기를 그대로 갖게 됐는데요. 당시 세계 3위의 핵전력 국가에 해당할 정도로 많았죠. 문제는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유지할 경제적·기술적 능력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핵무기를 포기하고 안보를 보장받는 길을 선택한 거죠.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포기하고 대신 미국과 영국, 러시아는 경제 지원과 안정을 보장하기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식 조약 이나 협정과 달리 각서는 국제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우크라이나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지만 최선의 선택이라 본 겁니다.

 

2000's 가입 직전까지 갔던 그때

2008년에는 나토 가입이 거의 성사될 뻔했는데요. 당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나토에 가입시키려고 했죠. 러시아는 위협을 느꼈습니다.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 중 12개국이 이미 나토에 가입했는데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까지 더해진다고 하니까요. 결국 러시아는 나토 가입 허가 약속이 나온 뒤 4개월 후 조지아를 침공했습니다. 조지아는 4일 만에 항복하고 러시아는 조지아 영토의 20%를 빼앗아갔죠. 그때도 나토는 비판만 했을 뿐 아무런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작업도 사실상 중단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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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s 다시 간절해진 그 이름, NATO

시민의 분노가 바꾼 여론

이 시기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인접한 동쪽 지역으로 갈수록 러시아인이 많이 살고, 친러시아 성향도 강한데요. 여론조사를 하면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응답이 우세하게 나오기도 했습니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정부는 친러시아 인물들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상황이 급변한 건 2013년인데요. 친유럽 정책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친러 성향인 당시 대통령은 이 시위를 강경 진압했습니다.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과잉 진압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커지면서 결국 2014년에는 친서방 정권이 집권했습니다.

 

눈뜨고 빼았긴 땅, 역할 못한 '각서'

위에서 얘기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기억나시나요? 이 각서의 무용성은 예전에도 논란이 된 적이 있어요. 2014년 친서방 정권이 등장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로 합병했는데요. 해당 지역의 러시아인을 보호한다는 명부이었죠. 크림반도 주민의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러시아는 이 지역을 가졌습니다. 당시에도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군사적 행동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의 각서 위반을 비판만 하고 지금처럼 무력 개입은 하지 않은 거죠.

 

쉽게 깨져버린 '평화협정'

물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평화협정도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는 '돈바스'라는 러시아와 인접한 지역이 있는데요. 과거 러시아인들이 살던 곳이고 친 러시아 성향인 사람들도 많은 곳입니다. 이 세력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하고 싶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상대로 무장독립 투쟁까지 했는데요. 교전으로 피해가 커지면서 2014년에는 평화를 위해 양국이 '민스크 협정'을 맺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유명무실해졌어요. 최근에는 양국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민스크 협정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기까지 했어요.

 

2020~현재, 끝내 가입 못하고 시작된 전쟁

최근까지도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원했지만 나토는 미지근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섣불리 우크라이나를 가입시켜 러시아를 자극하는 것보다 현상 유지가 낫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특히 천연가스 사용량의 약 4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 국가들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물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 외에도 주요국들이 병력을 파견하지 못하는 이유는 더 있습니다. 전 세계가 평화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여론은 군사 개입을 반대하기 때문이죠. 최근 미국 내 여론조사 결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미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습니다. 52%가 미미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고, 20%는 어떤 역할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유럽 주요국들도 비슷한 상황이죠.

 

최근 미국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도 부담입니다. 임기 초 60%대에 달했던 지지율은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는데요. 전쟁이 확대되면서 물가가 더 오를까 봐 걱정하는 거죠.

 

물론 러시아와의 전쟁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미군이 개입하면 곧 3차 세계대전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 세계 2대 핵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은 전 세계를 파멸로 이끌 수 있죠. 

 

또 미국은 그동안 세계 각지의 분쟁에 개입하고 전쟁에 참여했는데요.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군은 수천 명의 전사자가 발생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소모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전쟁에 개입한 미국이 더 이상의 희생은 감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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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의도와 반대로 가는 전쟁

결국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켰지만 상황이 러시아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거센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러시아가 당황하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죠. 병력은 파견하지 않지만 전쟁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의 침공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그간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에 신중했던 EU 내 분위기가 달라진 거죠. 물론 우크라이나가 당장 EU에 가입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 합니다. 가입 협상을 시작하려면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데다 절차에만 최소 1년이 걸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EU가 우크라이나의 가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우크라이나가 유럽에 중요하다는 신호를 러시아에 보낼 수 있다는 거죠. 오랜 세월 나라의 안전을 위해 외교적 줄타기를 해왔던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큰 위기를 지나 새로운 동맹국들과 함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2022.03.05 매일경제 [뉴스쉽게보기] 박재영기자/임형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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